나의 친정은 전북 고창이다.
오랜만에 주말을 이용해서 친정에 다녀왔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바쁘단 핑계로 자주 못 온다. 며칠 전부터 엄마가 고구마랑 감 가져다 먹으라고 전화를 하셨길래 오랜만에 부모님 얼굴도 뵐 겸 겸사겸사 다녀왔다. 부모님 얼굴만 뵙고 일어나기엔 아쉬워 바람 쐬러 어디라도 가볼까 싶은 마음에 고창 이곳저곳을 검색해보았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뜸했던 동호해수욕장으로 결정~ 작년까지만 해도 여름에 구시포 해수욕장과 동호 해수욕장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도 하고 조개도 캐러 자주 왔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한 번도 오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일상이 무너졌다.
동호해수욕장은 고창 읍내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다. 가을이라 그런지 바람이 엄청 세다. 바닷바람이라 냄새부터 다르다. 코 끝이 찡하고 가슴 깊이 찬 기운이 들어오는 것이 역시 가을 바닷바람이다. 3시 정도에 도착했는데 물이 빠졌다가 들어오는 중이어서 바닷물은 저만치 물러나 있고, 대신에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여름 바다, 겨울 바다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 게 생소하면서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주차 공간도 어느 정도 있고, 입구에서 오른쪽은 캠핑할 수 있는 공간도 있는 것이 한여름엔 사람들이 몰릴법하다. 오늘같이 추운 날씨에도 캠핑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여름엔 물놀이하는 사람, 조개 캐는 사람, 모래 놀이하는 아이들 등등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제법 붐비는 곳인데 오늘은 한가하다.
![](https://blog.kakaocdn.net/dn/mq3zB/btqNiVyfwnu/fPQPyzQEv6G8eulAfIlPn1/img.png)
바람이 쎈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처럼 가을 바다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드문 드문 눈에 띄었다. 여기 모래사장은 다른 바다와 다르게 밟았을 때 단단한 느낌이 좋다. 조개껍질로 모래를 파보니 모래 알갱이가 작아서 부드럽고 단단하다. 기대 없이 왔는데 좋다. 가까운 곳에 이런 바다가 있다는 게 행운처럼 느껴지는 하루다.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모래사장을 거니는 연인들, 좋다고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바다 구경하는 어르신들, 그중에서 눈에 띄는 분이 있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조개를 캐다니.... 단연 눈에 띄는 모습이다.
무얼 잡나 봤더니 맛조개를 캐고 계셨다. 맛조개 캐는 모습은 아이들이나 나나 처음인지라 잠시 지켜보기로 했다.
맛조개는 일반 조개처럼 모래를 판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래를 파면 동그랗게 조개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에 맞춰 소금을 뿌리고 기다리면 조개가 머리를 쭈-욱 내민다. 중요 포인트!! 조갯살이 올라왔다고 바로 잡아 빼면 안 되고 조개껍질이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껍질을 잡고 올려야 쭈욱 뽑힌다. 안 그러면 조갯살만 떨어지고 조개는 도망간단다. 그리고 조개 껍질을 너무 쎄게 잡으면 껍질만 뽑히고, 조갯살은 안 나올수도 있으니 조개 껍질을 살살 잡고 위르ㅡ 뽑아야 된다. 조개 캐시는 분의 배려로 우리 아들이 맛조개를 빼볼 수 있었다. 아들은 신기했던지 연신 싱글벙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https://blog.kakaocdn.net/dn/yeZ35/btqNlmn2sN7/2XtzokbUbwfUFY6IJ4RIg0/img.png)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조개 구멍에 소금을 뿌리면 조개가 얼굴을 내미는 거란다.
생각지도 않게 아이들과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을 했다. 자연스럽게 삼투압에 대해 배우고, 자연의 섭리도 알게 되고 좋았다. 우리 딸도 신기했는지 오늘 일기에 써야겠단다.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도 맛조개에 잡이에 도전해보자는 말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벌써부터 아이들은 조개 잡을 생각에 들떠서 빨리 소스통 사러 가자고 난리다. 이번 주말에 날씨가 포근하다면 아이들과 한번 다시 와야겠다.
맛조개는 깨끗이 해감한 뒤 삶거나 구워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동호해수욕장
전북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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