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목포 갓바위를 보고 왔다. 아이들 어렸을 때 여러 번 와봤지만 아이들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해서 다시 한번 둘러보기로 한 거다. 공기가 조금 탁하지만 따뜻해서 바닷가를 둘러보기엔 괜찮은 날씨였다. 바람이 있었다면 바닷가라 추웠을 건데 날씨가 도왔다.
목포 갓바위
영산강 하구의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곳으로 해식 작용과 풍화작용으로 인해 형성된 풍화혈로서 마치 삿갓을 쓴 사람의 모습으로 보여 갓바위로 불린다. 이와 같은 풍화혈은 노출 암괴에서 수분이 암석 내부로 쉽게 스며드는 균열 부위에 발달한다. 스며든 수분의 부피 변화로 물리적 압력을 받으면 암성의 구성물질이 떨어져 나오기 쉽다. 목포 갓바위는 햇빛에 가려져 있어 더 많은 습기가 모여 빠른 속도로 풍화되므로 풍화혈이 생성되면 암석 내부까지 확대된다. 목포 해안 갓바위는 인위적인 작용이 아닌 해역의 풍화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빚어진 조각품으로 다른 지역에선 찾아볼 수 없는 희귀성을 갖는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30분 정도였는데 바위 옆으로 지는 해가 너무 멋진다. 바닷물과 멋진 바위가 그려내는 앙상블은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곳에 뭐... 볼 게 있다고 사람들이 있을까 했는데 다들 이걸 보러 왔나 보다. 갓바위도 멋지고, 바위 옆에 걸려있는 해도 멋스럽다.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석양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커다란 바위가 바람과 바닷물에 이렇게 깎일 수 있다니 자연의 힘이 대단하지 않은가? 깎인 바위 모양도 파도 모양 그대로 파인 게 신기했다. 아이들과 수변길을 걸으며 갓바위 형성 과정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갓바위 전설에 대해서도 읽었더니 갓바위가 더 가슴에 들어왔다.
목포 갓바위 전설 요약
아주 먼 옛날에 아버지를 모시고 소금을 팔아 살아가는 젊은이가 있었는데 살림이 궁핍하여 아버지의 병환을 고치기 위해 부잣집의 머슴살이로 들어가게 된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품삯을 주지 않아 한 달 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이미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젊은이는 한 달 동안 아버지를 간호하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저승에서나마 편히 쉴 수 있게 양지바른 곳에 모시려다 그만 실수로 아버지 관을 바다에 빠트리고 만다. 아들은 이런 불효자는 하늘을 볼 수 없다며 갓을 쓰고 앉아 그 자리를 지키다 죽었다. 훗날 그 자리에 두 개의 바위가 솟아 올라 큰 바위를 아버지 바위, 작은 바위를 아들 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우리 아들은 갓바위 전설 내용이 머릿속에 남았는지 차에서도, 잠들 때도 갓바위 전설을 얘기해달라고 해서 애 먹었다. 한동안 갓바위 얘기를 해달라고 조르겠지? 아이 가슴에 이야기 하나 정도 남긴 것 같아 뜻깊은 여행이었다.
막상 갓바위를 보러 가면 볼거리가 적어 실망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아이들과 한번 정도 들러서 갓바위를 직접 보면서 해식 작용이 무엇인지, 풍화작용이 무엇인지 설명을 듣는다면 기억에 훨씬 더 강하게 남을 것이다.
위치: 전남 목포시 용해동 산 86-2
목포 갓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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