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코로나에 아이들도 지치고, 어른들도 지쳐갑니다.
높고 파란 가을 하늘이 우릴 부르는데 코로나 때문에 갈 곳이 없는 현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이런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잠깐 바람 쐴 만한 곳이 어디 없나 이곳저곳 검색해봤습니다.
낡은 기억 창고에서 부안 채석강을 끄집어냈습니다. 채석강 갈 때 보았던 새만금 홍보관. 그 옆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던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바닷가라 실외고, 지금은 약간 추우니 조개 캐는 사람도 많지 않을 거고, 코로나에서 조금은 자유롭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오늘은 조개를 캐러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한두 시간 바람 쐬고 오기에 딱 좋을 곳 부안 마실길로 결정하고, 짐을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물때를 확인해야 됩니다. 저는 바다 타임이라는 사이트에서 물때를 확인했습니다.
물 들어올 시간이 얼마 안 남았네요. 부랴 부랴 짐을 챙겨 출발했어요.
장성에서 1시간 2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아이들과 차에서 바다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먹으면서 오다 보니 금방이네요.
벌써 한 망 가득 캐서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아이들도 흥분하고 저도 덩달아 흥분했습니다. 우리도 저분들처럼 많이 캘 수 있겠지 기대감을 잔뜩 안고 갯벌에 발을 디뎠습니다.
확실히 여름 바람이랑은 다르네요. 나름 추울 거라 생각하고 옷을 껴입고 왔는데도 가을바람이라 코끝이 시립니다.
발이 시릴 것 같아 슬리퍼가 아니라 운동화를 신고 갔더니 바닷가에서 나올 때는 신발에 물이 들어가서 찔뻑찔뻑 노래를 하네요.
장화를 신고 올걸 그랬나 봅니다. 급하게 오느라 장화를 생각 못했어요.
발은 시렸지만 오랜만에 나온 외출이라 그런지 기분도 상쾌하고 재밌었어요. 조개도 나름 많이 캤답니다. 한자리에서 하나가 나오면 그 주변으로 대여섯 개는 나오더라고요. 아들과 딸이 조개들도 가족끼리 모여 사나 보다고 하네요. 역시 순수한 아이들^^ 아이들 말처럼 조개들은 모여 살기 때문에 한알 나왔을 때 그 주변을 잘 공격하면 여러 개를 캘 수 있어요.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지만 캐는 재미에 빠져 사진을 많이 못 찍었어요. 집에 오니 사진 못 찍은 게 생각나는 거 있죠.
한 시간 반 정도 캐니 물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얼른 나왔어요. 물이 들어올 때는 무서운 속도로 들어오거든요. 조심해야 됩니다.
이렇게 집으로 오기엔 날씨가 너~ 무 좋아서 해변도로를 따라 격포항에 가서 시간을 더 보내다 왔어요. 매번 큰 길로만 다니다 해변도로로 오니 시원하게 트인 바닷가도 보이고 공기도 좋습니다.
여러 번 이쪽을 왔었는데 이런 좋은 길이 있는 줄 몰랐네요.
집에 오는 길에 아들 친구네 들러서 조개 좀 나눠 주고, 자랑도 좀 하고, 나중에 같이 한번 가자는 말로 마무리 짓고 집에 왔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가네요.
열심히 캔 조개(동주) 해감을 해봅시다.
1. 먼저 깨끗이 서너 번 씻어준다.
2. 큰 양푼에 조개가 잠길 정도로 물을 받은 뒤 굵은소금을 풀어준다.(맛소금 X, 꽃소금 X)
3. 손가락으로 찍어봐서 바닷물 정도의 짠맛이 느껴지면 동죽을 넣어준다.
4. 숟가락 한 개를 같이 넣어준다.(금속 성분이 닿으면 더 잘 뱉어낸다.)
5. 뚜껑을 덮어주거나 검은 비닐로 씌어준다.
6. 동죽은 다른 조개에 비해 해감 시간이 길다.
1~2일 정도 담가 둔다.
전에 한번 고창 구시포 해수욕장에서 동죽 캐서 해감 하다 망친적이 있어서 이번엔 심혈을 기울여서 아이들과 열심히 도전했습니다. 저번엔 소금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 바로 죽었거든요. 아이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한 시간 뒤에 보니 조개들이 메롱~하고 있네요.
이번엔 맑고 진한 조개탕을 먹을 수 있겠어요.
동죽으로 조개탕 끓이기
1. 해감 한 동죽을 여러 번에 걸쳐 빠득빠득 문질러서 씻어줍니다.
2. 동죽을 냄비에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넣어 줍니다.
3. 팔팔 끓기 시작하면 청양고추랑 파를 썰어서 넣어 줍니다.
4. 따로 간을 안 해도 동죽 자체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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