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코로나가 며칠 사이에 광주광역시 쪽에서 급증하고 있다.
사무실을 광주에 두고 있는 나로서는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명절 설이 지나고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조금만 참으면 2019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했는데 벌써 7개월이란 시간동안 코로나가 없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질 못하고 있다.
오늘은 문득 코로나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생각해보았다.
요즘 아침은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바빠졌다. 왜 바빠졌을까?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광주광역시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진자가 몇 명이고,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체온을 잰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은 자가점검표를 작성해서 가방에 넣어주고, 학교에 다니는 딸은 교육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가진단 체크를 한다.
아이들이 밥을 먹는 사이 아이들 물통에 물을 가득 담아 가방에 넣어준다. 개인 물통을 이용하라는 공문을 받은 뒤로 하루도 빠짐없이 물을 싸가지고 간다.
통학차량 시간에 맞춰 아이들의 마스크를 씌어준다.(간혹 마스크를 빼먹어서 아이들이 달려오기도 하고, 내가 마스크를 들고 뛰쳐 나가기도 한다.)
나도 이제 출근 준비를 해볼까... 나의 출근 준비는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간단해졌다.
마스크를 써야되는 관계로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스킨 제품을 바르고 선크림만 바른다.
마스크가 얼굴의 반을 가려주니 화장을 공들여 할 필요가 없다. 이거 하나 좋아졌군...
언니가 이번에 잔뜩 화장품을 가져다 주었다. 화장을 안 하는 이때 화장품이 많아지니 은근 짐이 된다.
출근 준비는 간단해졌지만 챙겨야 될 물품은 많아졌다. 기본적인 서류 가방 외적으로 손소독제, 항균 스프레이, 체온계도
챙긴다.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차에 둘수 없어 일일이 들고 다닌다.
나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한다. 코로나 무서워서 생계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일도 열심히 하고 코로나 예방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점심으로는 식당밥보다 편의점 도시락을 자주 먹는다. 편의점 도시락이 물릴 때는 점심시간보다 빠른 11시 정도에 해결하고 온다. 사람과 친해져야 하는 일인데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무서워하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 집 냉장고는 몇 달 전부터 비워지기가 무섭게 채워지고 있다. 외식은 남의 일이 돼버렸고, 나의 음식 솜씨는 한계가 있으니 냉동식품의 힘을 빌리고 있는 중이다. 냉동식품을 많이 먹다보니 에어프라이어가 열심히 달려주고 있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나는 어찌 됐을까 싶다.
우리 집에 냉동식품만큼이나 쌓여 있는 게 또 있다. 바로 마스크!!!
공적 마스크가 나오기 전에는 여기저기 메뚜기 뛰듯이 뛰어서 마스크를 사다 나르고, 밤이면 공영 홈쇼핑 앞에서 눈을 못 뗐고, 공적 마스크가 풀린 뒤로는 매주 매주 사들였다. 이번에 개인당 10장씩 살 수 있다는 말에 우리 가족 수대로 사다 날랐다. 그리고 광주광역시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나의 불안감도 커지고, 불안감 크기만큼 마스크 수도 쌓여갔다. 없으면 불안하고 많으면 짐이 되는 마스크,,, 잘 쓰고 다녀야지...
요즘 우리 아이들은 금요일만 되면 우리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룻밤 자고 싶다는 말을 한다. 놀러 가고 싶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 들어서 1박 2일 놀러 가본 적이 없다.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불안한 마음을 안고 얼마나 즐겁게 놀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그냥 접었다. 대신에 우리 집 근처 강에 가서 낚시도 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강변에 가서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한다. 가족끼리만 생활하다 보니 더 돈독해지는 것도 같고,,, 너무 폐쇄적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같고,,, 무튼 마음이 그렇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아이들 데리고 멋진 펜션에서 하룻밤 묵고 와야겠다.
남이 해주는 맛있는 밥도 많이 먹고 와야지...(=식당밥 ㅎㅎ)
간단하게 적었지만 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은 수도 없이 많다. 너무 많아서 다 적을수가 없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무엇을 제일 먼저 하고 싶은지 생각하면서 코로나가 물러나길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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