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곳이 없어요. 무얼 하며 이 시간을 이겨낼까 고민하던 참에 우리 동네 황룡강에서 낚시하는 분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분명 뭔가가 잡히니깐 그렇게들 앉아 있는 거겠죠?!
창고에서 놀고 있는 낚싯대가 머릿속을 스쳤어요. 연애할 때랑 신혼 초에는 하루 종일 낚시를 하곤 했었는데 아이들이 생기고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취미 생활만 하다 보니 어느덧 낚시는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고 말았지요. 이제는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고, 낚시를 같이 다녀도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창고에 쌓아둔 낚싯대를 꺼냈어요. 3천 원에 산 지렁이를 들고 가까운 황룡강으로 갔어요. 낚싯대에 지렁이를 꿰고 수풀 가까운 쪽으로 낚싯대를 드리웠어요.
웬일이야~?! 낚시대가 바닥에 닿자마자 찌가 오르락내리락~이거 왕년에 낚시 좀 해본 사람으로서 이건 확실한 입질이에요. 기대를 잔뜩 안고 낚싯대를 낚아챘더니 음... 우리가 아는 붕어는 아니고 점이 있는 블루길이네요.
우린 블루길만 잡았어요. (한 달 내내, 배스 한두 마리 봤나.) 옆에 분들은 블루길 귀찮다고 지렁이 안 쓰고 떡밥 쓰더라고요. 다들 그렇게 앉아 있는 걸 보니 다른 무언가가 잡힐 것 같은데 다른 물고기가 잡히는 건 못 봤어요. 다른 분 말로는 붕어, 가물치도 있다고 하는데 잡는 건 못 봤네요.
블루길
1969년 수산청이 시험 양식을 위해 일본으로부터 510마리를 들여와 팔당댐에 방류한 게 이렇게 퍼진 거라네요. 우리나라 고유 어종, 새우류, 치어 등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서 배스처럼 생태계 교란종입니다. 저는 베트남 붕어로 알고 있었는데 정식명은 블루길이었네요. 월남 붕어라고도 한다네요.
닥치는대로 먹는 식성 때문인지 지렁이를 달아서 물에 넣기만 해도 주렁주렁 잡혀요. 아이들이 엄청 신나 합니다. 울 아들내미는 입질인지 뭔지도 모르면서 낚싯대 넣고 1초, 2초, 3초.... 10초 숫자 딱 세고 낚싯대를 올리면 어김없이 블루길이 매달려있어요. 낚시는 낚는 맛 아니겠습니까? 아이들 없이 낚는 거라면 낚싯대 드리우고 기다리겠지만 아이들은 기다리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럴 땐 무조건 잡히는 게 중요합니다.
어차피 붕어를 잡든 잉어를 잡든 해 먹을 순 없으니 저희한테 블루길이나 잉어나 매한가지죠. 어떤 어종이냐보다도 우리에겐 손맛이 중요해요. 딸래미는 좀 컸다고 입질이 뭔지도 알아요. 쉬지 않고 물고기가 나오니 아이들이 질려하지도 않고 집에 가자는 소리도 안 한답니다. 아이들과 2~3시간은 거뜬히 놀 수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 못 움직이는 이때 블루길 낚시로 한 달여 가까이를 보냈어요. 요즘은 날씨가 너무 더워 못 가고 있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채비해서 아이들과 다시 강가로 나가볼 생각입니다.
~~ 블루길 낚시~~
1. 시간대: 해가 질 무렵 (오후 5시~8시)
2. 수풀 가까운 쪽이 포인트.
3. 미끼는 지렁이로만 이용. (떡밥 X, 옥수수 X)
4. 미끼를 깊게 먹으니 바늘을 뺄 수 있는 도구 필요.
5. 바늘을 뺄 때 오줌(?) 또는 물을 쏠 수 있음.
6. 식용 가능.
(주변분들 말로는 블루길을 손질해서 소금 쳐서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겨울에 팬에 구워 먹으면 맛있다고 함.)
7. 날씨가 더울 땐 다리 밑이든 그늘 진 곳이 포인트.
8. 루어낚시보다는 그냥 일반 낚싯대가 잘 잡힘.
9. 낚시 바늘을 많이 챙길 것.
( 낚시 바늘 빼다가 낚시 바늘 줄이 많이 끊어 짐.)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모 인형 만들기(니들 펠트) (4) | 2020.09.22 |
---|---|
옥수수 맛있게 삶는 방법+옥수수 보관법(가장 보편적이고 편한 방법) (0) | 2020.09.02 |
엄마가 고구마순 김치 담가주셨어요~~^^ (1) | 2020.08.26 |
봉숭아 물 들이다. (3) | 2020.08.06 |
간단하게 김밥으로 한끼 때우기~~^^ (2) | 2020.07.23 |
댓글